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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수박人->

송준호의 수박이야기

작성자 관리자2
작성일 2014-01-15 (수) 01:18
분 류 칼럼
ㆍ추천: 0  ㆍ조회: 19452      
인류속의 우리 민족; 류연산 1996년 3월 10일
인류속의 우리 민족
 
(1) 칼럼,꽁트 편
 
인간문화재

류연산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서 발원하는 두만강,압록강,송화강을 따라 답사길에 오른지도 어언 3년 세월,피눈물로 얼룩진 민족의 수난사와 오늘을 사는 민족군체의 애달픔으로 취재수첩을 가득 채워준 여러 분들의 구김살 하나 없는 정다운 모습이 때때로 나를 울린다.그중에서도 화룡시 덕화진 룡연촌의 현송원(玄松元 68세)로인님과 장백현 14도구향 14도구촌 김학천(金學天 65세)로인님의 모습이 이 가슴속에 옹이로 맺혀있다.


  내가 현로인을 만난것은 1994년 11월 2일 해질녘이였다.자식들은 타곳에 살고 량주뿐인 초가의 따뜻한 정주방에 간소한 상을 챙겨놓고 술잔을 비우며 로인님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마를줄 모르는 샘처럼 끝없는 이야기와 구수한 구술과 박식은 황구연로인과 가히 어깨를 겨눌만 했다.하지만 여직까지 초야에 묻힌채 소문없이 여생을 마무리해가고있는 로인님의 처지에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김학천로인은 1990년 단동에서 열린 전국소수민족 민간음악무용콩클에서 수박춤(手拍舞)으로 특별상을 수여받은 분이였다.대대손손 김씨가문에서 류전되여온 수박춤은 달바가지장단에 맞추어 바람,우뢰 등 대자연의 소리와 그 대자연에 묻혀 사는 범,노루 등 갖가지 짐승의 소리를 지르면서 손으로 벌거벗은 몸을 북처럼 두드리는 원시춤이였다.신문을 통해 김학천로인을 알게 된 한국의 어느 한 민족무용연구가의 말에 따르면 수박춤은 력사책에만 달랑 남아있고 그것을 보유한 사람은 우리 민족가운데서 김학천로인이 유일한 분이라는것이였다.

  지난해 7월 로인님을 찾아 내가 14도구로 갔을 때 량주는 집을 자식들한테 맡기고 마을에서 10여리 떨어진 산속으로 가고 없었다.장백현 문화관장으로 있다가 퇴직한 동생 김학현(金學鉉 61세)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생활의 쪼들림으로 해서 해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산속에 들어가 과일농사를 몇해째 하고있지만 기온이 찬 고산지대라서 수입보다 오히려 지출이 많아 무거운 빚에 눌려 살면서도 행여나 하는 요행을 잡고 힘겹고 고독한 삶을 고집한다는것이였다.깊은 골을 흐르는 개울가에 귀틀집을 짛어놓고 딸기며 참외며 과일나무를 가꾸는 고된 로동에 로쇠한 몸에 병까지 겹쳐서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겉늙어 잔뜩 허리가 굽은 로인님의 가긍한 모습에서 나는 물씬물씬 풍기는 저승의 냄새를 맡았다.


  한국에서는 소중한 무형 문화를 보유한 사람을 인간문화재라고 한다.상술한 두분 로인님은 인간문화재로 되기에 손색이 없다.현송원로인님은 진흙속에 파묻힌 보석같은 분이라면 김학천로인님은 보석의 진가를 늦게나마 세상에 효시한 분이시다.한국같으면 이같은 분들은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여 년금을 받아가며 선조의 문화유산을 후세에 전수하는 스승님으로 떠받들리울것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버림을 받고있다는 사실이 애닯다.


  인간문화재는 명승고적이나 서화같은 유형문화재와는 달리 생명의 정지와 동시에 사라진다.제때에 정리하고 전수하지 않는다면 조상이 창조한 보귀한 인류의 유산을 잃고말것이다.


  백두의 얼을 실고 흘러가는 세 강의 물결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의 답사의 걸음은 마냥 무거워 마음의 하늘엔 먹장 구름만 휘감긴다.
 
                                     1996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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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본문내용  작성자 작성일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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